2007년 10월 28일 일요일

향료 범벅, 게맛살
▣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baseahn@korea.com

남의 제품을 모방해서 만든 것을 요즘 말로 ‘짝퉁 제품’이라 한다. 이 짝퉁 제품은 당연히 비윤리적이다. 이런 제품을 만들어 부당이득을 취하면 처벌을 받는다. 그만큼 남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때는 짝퉁 제품을 만들어도 괜찮다. 그 제품으로 아무리 돈을 벌어도 처벌받지 않는다. 자연의 피조물, 즉 조물주가 만든 사물을 흉내 내서 만들었을 때가 그런 경우다.


△ (일러스트레이션/ 이우만)

이런 자연의 사물에 대한 짝퉁 제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된다. 현대인의 식탁에 늘 오르는 가공식품들 중에 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뭐가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게맛살’이 아닐까. 그렇다. 시판되고 있는 게맛살 제품을 진짜 게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붕어빵에 붕어 없듯, 게맛살에도 게살은 없다.

하지만 진짜 게살과 똑같지 않은가. 오돌오돌 씹히는 부드러운 촉감, 아울러 혀 안쪽까지 깊숙이 밀려드는 게살의 묵직한 풍미. 영락없이 게 다리의 통통한 살을 먹을 때의 느낌 그대로가 아닌가. 어떻게 흉내 냈기에 그토록 신기하게 똑같을까? 사용한 원료를 들여다보자. 냉동어육·산도조절제·코치닐추출색소·L-글루타민산나트륨·게향…. 맨 앞의 냉동어육은 십중팔구 수입 명태다. 그 뒤로 늘어서 있는 것들은 물론 식품첨가물.

“먼저, 으깬 어육을 얇은 시트의 형태로 만듭니다. 이 시트에 촘촘히 칼자국을 내주죠. 이걸 둘둘 말아 씹으면 감촉이 천생 게살이에요. 인산염과 같은 산도조절제가 이 작업을 수월하게 해주죠. 게살 특유의 선홍색은 코치닐추출색소가 내줍니다. 중요한 건 맛인데요, 당연히 게향이 그 일을 맡죠. L-글루타민산나트륨은 게향이 만든 맛을 부드럽고 진하게 해줘요.” 일본의 한 게맛살 업체 담당자의 귀띔이다. 값싼 어육을 귀한 게살로 탈바꿈해주는 것은 결국 첨가물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첨가물들이 하나같이 전문가의 사전에 블랙리스트로 올라가 있는 물질이라는 사실. 비록 짝퉁 식품이긴 해도 생선살로 만들었으니 괜찮으려니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게맛살의 경우 경계해야 할 부분이 향료다. ‘고향료 식품’이어서다. 보통 향료 사용량이 0.5%를 넘나드는데, 이는 일반 식품에 비해 4~5배나 높은 수준이다. 어떤 제품은 1%를 훨씬 넘기도 한다. 향료가 1%나 들어 있는 게맛살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게맛살은 주식처럼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만일 그런 제품 100g을 먹었다면 향료를 1g이나 섭취한 꼴이 된다. 이 말은 다시 말해 화학물질 1g을 몸속에 넣었다는 이야기다. 그 향이 천연향료라고? 그런 주장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설사 천연향료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미국의 식품 저널리스트 에릭 슐로서는 “천연향료도 합성향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게맛살, 아니 짝퉁 게살이 발명된 곳은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이 모조 식품이 인스턴트 라면, 레토르트 카레와 함께 ‘식품산업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힌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게맛살 발명자가 땅을 치며 후회했다고 한다. 특허관리 미숙으로 초기에 기술이 한국으로, 미국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기술 유출을 놓고 억울해하기 이전에 조물주의 작품을 섣불리 흉내 낸 데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2007년 10월 19일 금요일

설탕은 나쁘다? 나쁘다!!

설탕은 나쁘다? 나쁘다!
설탕이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얼마나’ 나쁜지, ‘어떻게’ 나쁜지 물어보면 언뜻 대답이 나오지 않지요.
설탕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곧장 포도당으로 바뀝니다. 포도당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단 음식을 먹으면 순간 기운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는 거죠. 문제는 일시적으로만 그렇다는 겁니다.
음 식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그것이 소화 흡수되는 동안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면서 미리 준비하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순수한 탄수화물만 남은 설탕은 다른 음식과 달리 너무 빨리 소화되어 몸이 미처 준비하기 전에 혈액 속으로 흡수됩니다. 그러다보니 순식간에 혈당의 균형이 깨지고 놀란 뇌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낮추는데, 이번에는 낮아진 혈당으로 기운이 빠지고 신경이 예민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또 설탕을 먹어 기운을 차리고 싶어지는 거지요. 우리가 설탕을 먹는 횟수만큼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다보니 이 기능이 고장 나 버리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당뇨병입니다.


또 하나 설탕의 문제는 그것이 ‘정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사탕수수에서 짜낸 즙이 설탕으로 가공되는 과정에서 원래 사탕수수에 포함되어 있던 성분의 약 90%가 버려지고 순수한 단맛만 남게 됩니다. 버려지는 90%의 상당부분은 수분이지만 단백질과 섬유질 소량의 무기질, 비타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설탕이 정제되는 과정에서 칼슘 등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다 제거되었기 때문에 소화되기 위해선 우리 몸에 있던 칼슘 등을 뽑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설탕을 먹으면 비타민이 부족해지고 이가 썩고 뼈가 약해지게 됩니다. 또한 혈액을 끈적거리게 만들어 면역세포들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혈액의 흐름과 위장 활동도 느리게 만듭니다.


설탕의 다른 이름들
설탕이 나쁘다는 인식이 점차 퍼지자 식품업체들은 제품에서 ‘설탕’이라는 말을 쏙 빼버리고 있습니다. 눈 가리고 아옹인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것은 억울하지만 소비자의 몫!

무가당
자 랑스럽게 ‘무가당’이라고 적혀 있는 걸 과일주스를 보셨을 겁니다. 당을 더 섞지 않았다는 이 자랑스러움에는 속임수가 있습니다. 과일에는 원래 당 성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과일로 음료수를 만들기 위해 끓이고 농축시키면 다른 성분들은 파괴되거나 줄어들고 당 성분은 과다하게 남게 되지요. 신선한 과일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기대 하긴 어렵습니다.

합성감미료

대 표적인 합성감미료로 사카린, 시클라메이트, 아스파탐, 아세설팜, 수크랄로스 등이 있습니다. 설탕보다 500배가량 더 단 사카린은 단무지, 뻥튀기, 거리에서 파는 삶은 옥수수 등에 많이 쓰이는데, 발암성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클라메이트는 사카린보다 단맛이 떨어지지만 더 싸기 때문에 많이 쓰였는데 미국에서 쥐 실험 결과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 지금은 사용이 중지되었습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의 단맛을 낸다고 합니다. 청량 음료수나 과자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30도 이상에서 독성 물질이 분해되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뇌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유럽에서는 뇌종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그 밖의 감미료
솔비톨, 자일리톨, 올리고당, 물엿, 수입과당, 스테비오사이드 등이 있습니다.
솔 비톨은 산딸기나 마가목 열매에서, 자일리톨은 자작나무에서 뽑아냅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들은 공장에서 발효시켜 만듭니다. 이것들은 껌, 치약, 의약품 등에 널리 쓰이고 있는데 설사를 하기도 하고, 대량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료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올리고당은 원래 천연 물질이지만 현재 쓰이는 것은 설탕이나 옥수수 가루를 원료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유전자조작원료가 쓰였을 가능성도 있지요. 물엿도 원료가 의심되고, 투명한 물엿은 표백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합니다. 스테비오사이드는 남미에서 자라는 ‘스테비아’라는 식물의 잎에서 뽑아내고, 설탕보다 300배 더 달다고 합니다. 한국, 남미,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그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이쯤 되니 뭘 먹어야 하나 걱정이 앞섭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음식을 조금 덜 달게 만드는 일입니다.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도 단맛을 내는 방법은 의외로 많습니다. 꿀이나 쌀로 만든 조청, 말린 과일 등을 대신해도 됩니다. 볶음요리를 할 땐 양파같이 단맛이 많은 채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떡이나 단 간식을 만들 땐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을 넣어도 좋구요.
설탕을 선택한다면 ‘마스코바도 설탕’ 같은 정제되지 않은 설탕을 선택하세요. 마스코바도 설탕은 공정무역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요. 생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윌리엄 더프티가 쓴 책 ‘슈가 블루스’를 추천합니다. 설탕 끊기 또는 줄이기에 큰 도움이 되어줄 겁니다.

글 : 문은정 /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그림 : 엄정애 / 녹색연합 회원

2007년 10월 15일 월요일

우리 아이 고마운 감기, 왜 '초기박멸' 하나
[오마이뉴스 임종호 기자]"걸렸다 생각되면…"으로 시작하는 제약사의 선전 문구가 주효했는지 감기는 초기에 잡아야 한다는 뜬소문이 이제 신념이 되어 있습니다.

내 용 자체의 진위를 떠나 의료의 3륜인 제약사·의사·약사에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문구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이 말의 진위를 감별할 주체 또한 그들이므로, 그들의 은근한 방조를 틈타서 '초기 감기박멸'에 대한 믿음은 생명력을 이어갑니다.
그간의 연구들을 종합하여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이며, 객관성을 기하고자 일단 잘 증명된 의과학의 이론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기의 90~95%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며, 현존하는 감기약 중에서 감기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약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감기를 초기에 잡는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며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말입니다. 감기를 초기에 잡는다는 말, 전혀 근거 없다

70년대 어린이 감기약 광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약 광고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같은 감기약 광고. 어린이들은 감기에 잘 걸리기 때문인데, 최근 이론에 따르면 잦은 감기는 어린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약사들이 감기를 초기에 없애야 한다면서 사용하는 약물들은 과연 무엇일까요? 잘 아시다시피 감기에 따라오는 증상을 억제하는 약물들입니다. 콧물과 재채기, 기침을 억제하는 약물과 진통소염해열제 등등입니다.
콧물은 을지문덕 장군처럼 수공으로 비강을 통해 호흡기로 접근하는 적(바이러스)들을 흘려보내거나 사멸시키고, 재채기와 기침은 비유하자면 장풍을 이용하여 적들을 밀어내는 일을 합니다.

또한 바이러스는 열에 매우 약하므로 시상하부의 작동으로 발열을 일으켜 적을 약화시킵니다. 그리고 편도 등등의 임파기관들은 제갈공명처럼 적을 국소로 유인하여 섬멸하므로 전장터가 붓고 아프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몸의 지혜(WISDOM OF BODY)가 벌이는 방어전술을 억제하는 이런 약물들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대처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몸이 하도 지혜로워서 그러한 방해에도 생명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면 몸은 지쳐갑니다. 근래 여러 만성병들이 기승을 부리게 된 근본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것입니다. 화학약물사용의 증가추세와 만성난치성 질환의 증가추세는 연관되어 있습니다. 모든 약은 정확히 말해 독(毒)입니다. 독이니까 약(藥)이며, 독을 적당히 사용하는 것이 바로 약물입니다.

이것은 의과대학의 약물학 서장에 나와 있는 경구입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증상'이라는 것은 우리 몸이 처한 상황에서 생명을 존속하고자 하는 복구와 유지 노력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막기 때문에 독이라 하는 것입니다.

말 하자면 우리 몸의 기능(=증상)을 독을 통해 조금 억제해 놓으면 증상이 덜 생기므로 일시적으로는 치료제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약물치료를 대증요법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은 증상이 없습니다. 산 사람만이 증상이 있습니다. 그런 증상을 약으로 없애는 것입니다.

오늘 먹는 약 한알, 암으로 가는 한 계단

그러므로 약물학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약물을 사용할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너무 고열이 나서 경기(驚氣)를 한다든지 고열과 통증으로 잠을 못 자게 되어 그것이 더 해로운 경우에만, 해열진통제를 일시적으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매순간 대사를 조정하고 세포분열 등을 결정하고 지휘하는 몸에 외부의 화학물질(약)이 들어가 하나된 몸의 체계를 방해하므로 약물의 장기 사용은 암 발생을 예고합니다. 암이란 전체(몸)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조직(세포)이며, 바로 인체에 투여된 약물의 행동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대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손익분기를 고려해야 함을 의학 교과서는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감기 뚝 떨어지게 주사 한방 놔주세요"라는 엄마에게 "이 정도면 됐어"라면서 가글 등의 자연치료법을 적어주는 의사를 보여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익광고. 어린이에게 의사가 주는 '약'은 사랑이 담긴 귤이다.
ⓒ 권박효원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이렇게 주의깊게 약물을 쓰는 광경은 우리나라에서는 참으로 진귀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인당 약물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하는데, 약물 중 우리가 개발한 것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거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있습니다(의산복합체).
한 번 투여된 약물은 간에서 대사되고 신장으로 배설되지만, 이 약물이 끼친 영향은 평생을 지속합니다. 마치 자라는 나무에 상처가 생기면 나이테에 영원히 남는 것처럼 유기체에 가해진 모든 것은 기억되며 이것은 자기조직화(seif-organization)와 자기제작(autopoiesis)이라는 원리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생명력이라는 고유한 컵이 각종 해로운 것들로 가득 차서 넘치는 날이 암이 발생한 날이라면, 오늘 투여한 화학약물은 어쨌거나 암으로 넘치는 데 일조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주 작다하더라도 암으로 향하는 작은 계단을 오른 것입니다. 하물며 이제 장구한 미래를 살아갈 어린 날에 투여된 약들은 장차 화근의 불씨임이 틀림없습니다. 우리 아기 왜 열나지? 의사보다 엄마가 더 잘 안다
진료실에서 경험해 보면 엄마를 위해 아기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미열이 나거나 한 두 번 기침하거나 콧물을 흘리면 엄마들은 곧장 병원으로 갑니다. 그러고는 감기초기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안심하고 통과의례인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 옵니다.
그러나 의사로서 솔직히 고백하면, 그것이 감기 초기인지, 큰 병의 시작인지는 의사나 엄마나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에 어떤 검사를 해도 감기를 확진할 수 없으며 바이러스나 세균의 배양 검사는 수일이 걸려야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초기 감기라는 것은 짐작이며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지, 무슨 근거로 한 진단은 아닙니다. 오히려 함께하며 매일 관찰하는 엄마가 더 정확합니다.
한 마디로 의사는 부족시대의 제사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의사만큼은 초기감기를 구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며, 제사장에 대한 신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므로 엄마의 안심을 위해 아가의 엉덩이는 주사바늘의 수난을 감수해야 하고 아가의 간과 신장은 해독이라는 수고를 더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감기 바이러스를 상대하느라 힘든데 말입니다.
어린이들은 아픈 만큼 성장합니다. 스스로 감기를 이길 수 있게 길러주세요(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특정 관련이 없습니다).
ⓒ 남소연
한편 아가나 어린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생명력이 막강한데도 왜 감기에 자주 걸릴까요? 이문제는 의학계의 오랜 화두입니다. 생각이 먼저 있고 그것을 따라 대뇌의 뉴런이 작용하는지, 대뇌의 뉴런의 작용이 먼저여서 생각이 발생하는지처럼 오랜 숙제였습니다.
근자의 유기시스템이론은 어린이의 잦은 감기가 어린이의 빠른 성장에 매우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육체적인 성장이 매우 빨라서 몸 시스템(body system)의 구조조정이 자주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회사가 발전하면 그저 인원을 늘리고 부서를 계속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체계로 전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렇다고 아픈 아이를 내버려둬? 부드럽게 주물러 주세요
그러므로 감기에 걸렸을 때는 반드시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며 감기를 빨리 치르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감기를 앓고 나면 어린이가 심리적으로도 좀더 성숙했음을 우리는 자주 경험합니다.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었던 이유는 초기에 잡으려는 어리석음이 저지른 생명력에 대한 방해였음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감기 증세로 아픈 어린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열이 나면 전신을 만져 보십시오. 어딘가에 열이 몰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드럽게 주물러 주시면 몰린 고열이 퍼지면서 몸이 편해집니다.

사실은 이러한 물리적 효과보다는 엄마(아빠)와의 접촉을 통한 안도감이 더욱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때 잊지말고 어린이에게 "엄마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말하십시오. 이 말은 아픈 어린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치료제입니다.

그리고 생강차를 마시거나 꽃에센스를 쓰고 감기 혈 자리에 양초 뜸을 시행하면 좋을 것입니다. 아픈 만큼 성장합니다. 그렇다고 아픔을 아무렇게나 다루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2007년 10월 9일 화요일

[부자 뇌] 잘 버려야 부자 된다


[한겨레] 뇌비게이션을 켜자

▣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지금 우리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잡다한 정보들을 주먹구구로 집어넣어 파업 위기에 처한 건 아닐까요? 똑똑하고 현명한 유전자의 지령을 전달하는 메신저들이 뻔한 단순 노동만 쉼 없이 하다 몸져눕지는 않았나요? 세월 탓만 하며 멀쩡한 뇌를 기죽이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이가 저쪽 집안 닮아 머리가 나쁘다고 탓하기에 앞서 아침밥부터 꼬박꼬박 챙겨보시길. 가는 대로 오는 게, 정, 아니 뇌의 힘이랍니다.

뇌도 내가 하기 나름입니다. 잘 버려야 잘 담깁니다. 사랑해주면 사랑받습니다. 칭찬을 많이 하고 오감이 충만하면 뇌의 힘도 팍팍 오른다네요. 달달 외운다고 공부 잘하는 건 아닙니다. 돈이 많아야 부자가 아니라 뇌가 건강해야 진짜 부자랍니다. 하지만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뇌의 기운이 텅 비어 있으면 나 좋은 일, 남 좋은 일 하기 어렵겠죠? 남녀노소 모두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돈 안 들이고 뇌의 힘 키우는 비결을 소개합니다. 뇌의 힘을 쑥쑥 키워주는 먹거리도 한상 차려봤습니다.

주변의 문제적 인간들을 미워하지 마십시오. 그들 뇌의 잘못일 수 있습니다. 뇌 속에는 내가 너무도 많다고요? 뇌가, 아니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요? 뇌를 열고 대화를 나눠봅시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깊은 잠, 햇빛, 산보, 웃음, 맑은 공기, 알록달록 채소들, 바른 자세… 뇌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한겨레21>이 길동무가 되겠습니다. 자, 그럼 뇌비게이션을 켜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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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밑천이 되는 기억들은 어떻게 어디에 저장되고 보관되고 지워질까

▣ 채윤정 객원기자 lizard25@naver.com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기억(memory)의 어원은 여신이자 강 이름인 므네모시네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새로 태어난 생명이 므네모시네 강물을 마셔 기억을 갖게 된다. 죽은 영혼은 망각의 강 레테의 물을 마시며 이전 삶을 잊어버리게 된다. 망각은 죽음과 연결되며, 기억은 삶과 동의어인 셈이다. 사실 인간은 기억함으로써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축적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해야 할 일을 해낸다. 개성을 갖게 되고, 사랑을 지속하고,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디는 것도 특별한 기억 덕분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외친다. 내가 누구지? 나를 찾아줘! 혹은 너 누구냐? 그렇게 보면 뇌 과학자들의 말처럼 존재란 축적된 기억의 총합일지 모른다. 기억이 빈곤할 때 존재도 빈곤하다. 부자뇌는 기억하고 살아가는 뇌이다. 삶의 밑천이 되는 이런 기억들은 어디에 저장되고 보관될까. 탈락되며 때론 뭉텅이로 사라져버린 기억으로 빈곤해진 뇌를 부자뇌로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기억과 관련된 뇌의 부위는 변연계의 ‘해마’이다. 변연계는 사랑이나 공포, 생존욕구와 같이 감정을 주관한다. 그중 해마는 변연계가 주관하는 감정과는 별개인 기억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지름 1센티미터에 길이는 5cm 정도에 불과한 해마는 1천만 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뇌세포의 전체 수가 1천억 개라는 점에서 소수정예집단인 셈이다.

해마와 편도체, 5cm에 축적된 일생

그런데 이 해마가 매순간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것 등 감각하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는 어렵다. 중요하다고 판단된 정보를 우선순위로 두고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거리를 걸을 때 사람들의 얼굴을 시각 중추인 후두엽에서 지각하게 되지만 곧 사라진다. 단지 옛날 애인과 닮았던지, 특별히 눈에 띄는 등 자극을 주는 얼굴만이 기억회로에 각인된다. 이런 기억들은 5분가량 기억되고 휘발되므로, ‘순간기억’이라 불린다. 이후 순간기억은 몇 차례의 반복학습을 통해 ‘단기기억’으로 변하기도 한다. 몇 분에서 며칠까지 남아 있는 기억이다. 시험 시작 전에 열심히 내용을 외워 한꺼번에 답안지에 쏟아붓는 것은 순간기억이 ‘단기기억’으로 변화된 것이다. 이런 단기기억들은 주로 해마에 보관된다. 어제 술자리에서 들었던 얘기나 며칠 전 마주쳤던 사람의 신상을 떠올리는 것은 모두 해마에서 기억을 꺼내오는 뇌의 행위이다.

단기기억은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학습되면 ‘장기기억’으로 바뀐다. 젓가락질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외워서 치는 것은 모두 장기기억 회로를 활용하는 행위들이다. 장기기억 덕분에 어려운 일을 몸에 밴 듯 자동적으로 할 수 있다. 전문적인 일을 가능하게 하는 장기기억들은 해마보다는 변연계를 감싸안는 뇌의 위쪽부분인 전두엽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뇌는 어떻게 기억이란 걸 하게 될까. 뇌세포에 기억 화면이 저장되는 것일까. 아니면 기억과 관련된 유전자가 뇌에 애초부터 있던 걸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억이 구성되는 방식은 훨씬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억이란,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데이터가 뇌세포에 단순하게 저장되는 형태가 아니라, 신경세포들끼리 대화하면서 연결망이 촘촘해지는 과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최근 ‘신경전달물질설’과 ‘신경세포연결설’이 힘을 얻고 있다.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과장은 “신경전달물질 가설은 NMDA라는 수용체를 통해 기억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이 다른 신경으로 전달되고, 여러 차례 반복학습을 통해 이 화학적 경로가 단순해져 두 신경세포 간의 상호연결이 매우 돈독해지면서 기억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해마 부위의 NMDA 수용체를 없앤 쥐에게 미로를 찾으라고 하면 쥐는 이전에 잘해왔던 미로에서 헤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세포연결설은 뇌에는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학습을 통해 부가적으로 새로운 연결이 생긴다는 가설이다. A라는 신경이 평소 B신경과 연결되어 있는데 반복을 통해 A신경 말단에서 새로운 가지가 나와 C신경과도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뇌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 요소가 서로 상호작용해 새로운 기억의 회로를 형성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한다.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

그런데 이 두 가지 가설은 태어날 때 신경세포가 만들어진 뒤 새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신경세포는 사람이 태어난 이후로 1초에 하나씩 줄어든다. 기억력이 감퇴되고 치매에 걸리는 것도 신경세포의 노화에 따른 것이다. 신경세포는 태어난 뒤 새롭게 자라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기억과 감정이 매순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습득한 정보를 훼손시키지 않고 감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신경세포는 새로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상충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억저장소인 해마는 노력에 따라 하루 수천 개의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면 신경세포끼리의 결합이 단단해질 뿐 아니라 해마의 신경세포가 많아져 정보처리력과 문제해결력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기억을 높이는 학습법도 이런 뇌의 가변성을 활용한 방법들이다.

이와 반대로 해마 같은 기억저장소가 손상될 때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다. 질병으로 해마가 손상된 환자는 자신이 몇 살인지, 친구가 누구인지, 부모가 돌아가신지도 모른다. 알코올 중독, 헤르페스 뇌염, 뇌졸중이 기억력 감퇴를 부르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오랜 세월동안 술을 마시면 해마 부위가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술꾼들이 어떤 일을 잘 잊을 뿐 아니라 거짓말도 잘하는 것은, 사라진 기억을 보충하려는 몸의 자연스러운 시도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따른 뇌염은 양쪽 해마 부위를 손상시켜 기억력 장애가 후유증으로 나타나기 쉽다. 중장년층을 위협하는 뇌졸중은 기억회로의 일부인 시상의 앞쪽이 손상되는 것으로, 환자는 순식간에 기억능력이 감퇴된다.

그러나 뇌졸중에 따른 기억력 감퇴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뇌졸중이 반복되고 이에 따라 기억력 감퇴가 심해지는 경우다. 치매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의 10%가 시달리고, 80세 이상 노인들 5명 중 1명꼴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삼십대 후반부터 많은 이들이 건망증이 심해졌다며 치매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매와 건망증은 원인부터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채승희 박사는 “건망증은 과다한 정보량을 뇌신경회로가 처리하기 벅차 일시적으로 기억을 호출하기 어려운 증세지만, 치매는 노화에 따라 뇌신경세포 파괴가 심해져 기억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적어지고 기억이 삭제되는 질병”이라며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판단력 장애와 같이 뇌 전체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방금 전 했던 일들을 깜빡 잊는 것은 흔히 생기는 건망증이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지나치게 자주 하고, 성격이 변하고, 알던 사람을 몰라보기 시작하고, 이치에 맞지 않은 소리를 자주 한다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치매는 현재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병으로 알려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와 뇌혈관 손상에 따라 생기는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노인성 치매는 진행을 늦추는 정도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약을 복용하면 진행속도를 평균 1~2년 늦출 수 있고, 4명 중 1명은 기억력이 좋아지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식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증세가 심해지는 말기에는 약물이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뇌혈관 손상에 따른 혈관성 치매는 흔히 고혈압,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으로 뇌혈관이 손상돼 나타난다. 혈관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에 견줘 예방과 치료가 손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승희 박사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뇌혈관 치료를 받으면 예방이 가능하다”며 “뇌졸중 초기치료만 잘해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기억이 휘발되면서 본인과 가족의 삶을 파괴시키는 치매는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뇌 마음대로’ 아닌 ‘내 마음대로’ 기억하기

치매로 인한 괴로움을 떠올리면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어떤 정보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치매 예방의 제1 수칙은 독서나 외국어 공부 같은 지적활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새로운 정보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해마의 뇌세포끼리 연결이 생기고, 외부 정보를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연결고리가 강화된다. 뇌세포가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실제로 노인의 기억력이 젊은이들에 못지않다는 호주 국립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뇌신경학자들은 학습과 기억능력을 높이기 위해 무턱대고 기억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해마의 특성을 이해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주변의 빗소리, 커피향, 옷의 촉감, 자신의 체중, 쌀쌀해진 공기, 창밖의 어둠과 같이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정보를 모두 기억해야 한다면 뇌는 5분도 채 못 돼 한계에 이른다. 김종성 교수는 “뇌는 기억보다 망각에 익숙하다”며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도록 진화됐다”고 말했다. 망각이 기억에 필요조건인 셈이다. 서랍 속 물건들을 버릴 건 버리고 자주 쓰는 것은 눈에 잘 띄게 정리하면 업무 효율이 오르듯이, 가지치기를 적절히 해줘야 나무의 뿌리와 줄기가 잘 자라 무성한 잎을 틔우고 열매를 맺듯이, 우리의 기억도 잘 버리고 잘 쳐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기억해야 할 것을 잘 기억할 수 있다.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망각할까. 노인에게 망각이 찾아오는 것은 나이 드는 공포와 불안을 잊기 위한 뇌의 자기방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게 보면 뇌는 기억을 스스로 취사선택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억이 ‘뇌 마음대로’가 아닌 ‘내 마음대로’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생존을 위해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 뇌 기억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공포를 느꼈거나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훨씬 더 잘 기억한다. 또 이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거야, 라고 의식하는 정보에 대해서도 그렇다. 두렵게 느꼈던 상황을 기억해둬야 비슷한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고, 꼭 필요한 정보라고 반복해서 신호를 보내면 뇌는 생존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잊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일, 새로운 일에 관심을 갖고 소통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외부에 대한 의식적인 관심과 애정은 감정과 의식을 동시에 자극해 뇌의 기억을 극대화한다. 내가 뇌를 세뇌할 수 있는 셈이다.

부정적인 기억에 사로잡혀 있으면 새로운 기억이 들어올 틈이 없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고통이다. 기억을 때로 망각의 강에 놓아주는 것, 지혜로운 기억의 기술이다.


어른의 뇌구조

다 자란 뇌는 뇌간, 소뇌, 대뇌로 구성된다. 뇌간은 뇌의 맨 아래쪽에 기다랗게 생긴 부위. 숨쉬고, 위를 움직이고, 땀을 내고, 의식을 유지하는 등 생존에 꼭 필요한 생리 기능을 담당한다. 파충류에게도 발달해 있어 ‘파충류의 뇌’라고도 부른다. 뇌간에서는 12개의 뇌신경이 나오는데, 이 신경들이 외부를 감각하고 대뇌로 감각정보를 전달한다. 소뇌는 뇌간의 뒤쪽에 호두알처럼 달려있는 조직이다. 대뇌의 운동중추를 ‘보조’한다. 대뇌는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한 변연계와 그 위를 주름처럼 둘러싼 대뇌피질로 구성된다.


나상실의 병이 뭐였더라

기억상실, 기억과다증 등 기억과 관련한 다양한 질병들

기억상실증: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병 중 하나. 대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특정한 시기 특정한 일에 대해서만 소실될 수도 있다. 기질성과 심인성으로 나뉜다. 전자는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고, 후자는 정신적인 충격이 원인이 된다. 기질성은 기억상실 범위가 넓고 특정 시기의 경험 전체가 없어진다. 또 기억하고 있는 시기와 기억하지 못하는 시기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 기억력 회복도 더디다. 반면 심인성은 고통이나 불안의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지워버린 결과이다. 그래서 그 범위가 선택적이며, 갑자기 회복되기도 한다.

기억과다증: 과거에 지각한 인상을 아주 세밀한 것까지 정확하게 기억해내는 상태. 천재들이나 예술가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기억장애의 일종인 편집증에서도 기억과다증이 나타난다. 편집증은 일상생활에 그다지 중요치 않은 사실 또는 자신의 증상과 관련된 사실을 자세하게 기억한다. 기억은 생존에 꼭 필요한 기술이지만 너무 많이 기억하면 고통이 따른다. 기억창고 용량이 무한대는 아니므로 효율성 측면에서 덜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적당히 망각해야 상처를 잊고 산다. 우울증, 스트레스, 대인기피증에서도 기억과다 증세가 나타난다.

기억착오증: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상황을 마치 이전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기억하는 데자뷰 현상이 있다. 각종 연구들은 30~96%의 사람들이 한 번 또는 그 이상 경험해보았다고 보고한다. 데자뷰 현상은 측두엽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는데, 피로감,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발작성 데자뷰를 겪었던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오른손잡이들은 모두 우뇌 측두엽이 손상되었고, 왼손잡이들은 모두 좌뇌 측두엽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데자뷰 현상은 우세하지 않은 뇌 반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면서 기억하는 것처럼 착각하여 아주 그럴싸하게 기억을 만들어내는 ‘작화증’도 있다. 기억을 자주 잃는 알코올중독 환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런 기억착오증은 뇌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아 논리적으로 사실을 구성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또한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억하는 것도 뇌의 착오 중 하나이다.

공포증: 공포감을 느끼면 변연계의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편도체는 해마와 정보를 나눠 가지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공포감을 느끼는 상황에 대해 기억하고 있어 뒷날 같은 상황이 오면 피하거나 대비할 수 있게 한다. 공포증은 이런 정상적인 공포감이 비이성적이며 과장된 형태로 지속되는 증세이다. 공포증 환자들이 불안증 환자들과 다른 것은 대상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대상에 노출될 때만 비정상적으로 큰 공포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공포의 대상을 피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며, 이 때문에 삶의 제약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도움말: 조수철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과학




고스톱보다 독서를 하라

매일 실천하는 치매 예방 수칙 15가지

1. 머리를 쓴다. 고스톱보다는 독서가 낫다. 종합적 사고를 할 수 있다.

2. 매일 일기를 쓴다.

3. 바둑·장기를 둔다. 영어 단어 외우기, 산수 문제 풀기, 인터넷 접속도 해볼 만.

4. 평소 쓰지 않는 손을 의식적으로 자꾸 사용한다.

5. 조깅, 걷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한다.

6. 노래 부르기, 춤추기 등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취미를 갖는다.

7.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악과 미술 감상을 한다.

8. 잘 웃는다.

9. 혼자 지내지 않는다.

10. 가족, 친구와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한다. 특히 부부관계가 원만치 못하면 치매 발병율이 높아진다.

11. 짠것은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은 충분히 섭취한다. 싱겁게 먹으면 혈관성 치매 위험을 낮추고 비타민은 뇌손상을 억제한다.

12. DHA 함유 영양제보다는 고등어, 참치, 연어 같은 등푸른생선이 낫다.

13. 알코올은 멀리하고 담배는 끊는다. 지나친 음주는 뇌 손상을 부르고 흡연은 뇌 혈관에 영향을 끼쳐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

14.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

15. 숙면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