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7일 월요일


[중앙일보 정미경] 혼수 목록에 몇 개쯤은 꼭 끼게 마련인 스테인리스 주방용품. 가격이 만만치 않은 제품을 사 놓고도 시꺼멓게 태운 뒤 싱크대 밑에 처박아 놓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서다. 회원 수 2만9000여 명에 달하는 네이버 동호회 ‘스텐 팬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naver.com/jaynjoy)’ 운영자 전지현씨도 그랬다. 외국 유명 요리사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을 쓰는 게 멋있어 보여 제품을 쓰기 시작했던 전씨. 하지만 스테인리스 제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쓰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스테인리스 주방용품 100여 개를 4년째 애용해 온 전씨에게 도움말을 들어 봤다.

#비법은 ‘적절하게 달구기’


요리 전에 미리 냄비나 프라이팬을 달구는 과정을 예열이라고 한다. 예열이 잘 되면 스테인리스 주방용품으로 요리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진다. 예열을 제대로 하느냐, 못 하느냐가 음식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불 세기에 상관없이 예열이 됐다 싶을 때쯤 물을 1숟갈가량 부어 본다. 코팅 프라이팬이 과열됐을 때처럼 ‘치이익’ 소리와 함께 물이 증발되면서 김이 나면 예열이 덜 된 것이다. 수은 덩어리처럼 한 덩어리를 이룬 뒤 구슬 구르듯 동그랗게 프라이팬 안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면 제대로 된 것이다. 예열이 잘 되면 프라이팬으로 살짝 원을 그리기만 해도 물 구슬이 프라이팬의 테두리 주변을 빠른 속도로 소리 없이 뱅글뱅글 돈다. 즉 프라이팬 어느 부분에서도 전혀 증발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되면 된다.

#요리 따라 불 조절도 달라져

같 은 스테인리스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만드는 음식에 따라 불 쓰는 법이 달라진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부드러운 달걀 프라이는 예열하지 않고 바로 중약불에 굽는다. 달걀 흰자가 80%쯤 익으면 뒤집어 불을 끈 뒤 남은 열로 마저 익힌다. 반찬으로 먹는 바싹 익힌 달걀 프라이는 중약불에서 예열한 뒤 강한 불에서 단숨에 구워내야 한다. 냄비에 밥을 할 때는 센 불에 팔팔 끓이다가 숟가락으로 밥을 한 차례 섞어준 뒤 계속 끓인다. 물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잦아들면 한 번 더 섞고 약한 불에 끓인다.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는 기름을 두르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예열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육즙이 나와 고기가 붙지 않고 잘 익는다. 삼겹살을 구울 때 철판에서 처음엔 눌어붙다가 익으면서 저절로 떨어지는 이치와 비슷하다.


#철저한 세척은 기본 중 기본

새 제품은 미지근한 물과 주방 세제, 식초를 2대1대1의 비율로 섞어 휘휘 저어 풀어준다. 부드러운 스펀지로 구석구석 닦고 더운 물로 헹궈 건조시킨다. 소다를 섞으면 중화돼 효과가 줄어들므로 따로 써야 한다. 제품이 마르고 나면 무지갯빛 미네랄 얼룩이 눈에 띌 수 있는데, 이는 식초나 스테인리스 전용 세제로 닦아주면 쉽게 제거된다.

지나친 열을 장시간 가해 갈색으로 변했을 때는 전용 세제나 너무 강하지 않은 농도의 구연산 물에 담가둔다. 가스레인지에서 사용했을 경우에는 불꽃이 닿았던 바닥 면의 변색은 애써 닦아도 완전히 제 색을 찾기 힘들다. 애초부터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음식을 태워 까맣게 눌어붙은 경우엔 탄 부분을 최대한 걷어낸 뒤 뜨거운 물을 붓는다. 중간에 물을 바꿔 가며 2∼3일 둔다. 물에 충분히 불면 전용 세제나 소다로 닦는다. 그래도 안 닦이면 미지근한 물에 소다를 넉넉히 풀고 20∼30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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