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6일 수요일

책 읽는 방법도 아이들마다 틀려… 무조건 강요하지 마세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3&sid2=336&oid=005&aid=0000311162


잘못된 독서교육 - 사례 1

주부 한관심(가명)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답답하기만 하다. 차분히 앉아 책을 보면 좋으련만 틈만 나면 책 내용을 따라해본다며 방바닥을 구르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딴청을 피우기 때문이다. 또 "엄마, 여기 책에 나온 농장에 한 번 가봐요", "책처럼 진짜 되는지 실험을 해볼래요. 문방구점 다녀올게요"라고 수선을 떨기도 한다. 한씨는 결국 "조용히 앉아서 책보지 못해!"라고 소리를 지르게 되고 만다.

잘못된 독서교육 - 사례 2

중 학생 소연이(가명)는 책을 중얼중얼하며 읽는 습관이 있다. 눈으로만 보면 집중이 안되지만 소리내 읽으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시험 공부를 할 때도 친구와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는 방법으로 하면 더 잘 된다. 그런데 엄마는 책을 소리내 읽을 때마다 "그 습관 아직도 못고쳤니"라며 혼을 내고, 중학생이 됐으니 독서실에 가서 공부하라고 한다. 소연이는 "나한테 문제가 있는걸까"라는 생각에 차츰 독서도 재미없어지고 공부가 하기 싫어지고 있다.

부모나 교사는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 눈으로만 책을 읽어야 집중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유형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시각이 더 발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청각 촉각이 더 발달한 사람도 있는 것. 전문가들은 독서 방법에도 시각형, 청각형, 체감형이 있고 이런 경향은 어릴수록 더 뚜렷하다고 설명한다. 어려서부터 특성에 맞게 지도해줘야 독서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한우리 독서논술에서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을 강의하는 최정임 전임강사의 조언을 받아 유아 및 초등생을 기준으로 각 경항의 특징과 그에 맞는 독서 지도 방법을 살펴봤다.

◇시각형=주로 조용히 앉아서 눈으로 책을 보는 것을 즐기는 유형으로 성인의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독서 형태를 보인다. 글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글도 일찍 깨치는 편이고 본래 책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림과 표, 그래프 등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도 탁월하다. 부모나 교사가 지도해주지 않아도 독서 습관을 쉽게 정립할 수 있고 독서 능력 자체가 뛰어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아이를 적절하게 자극해 호기심과 흥미를 유지하도록 독려해주는 정도의 독서 지도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주의할 것은 아이가 어떤 것에 집중하고 관심을 갖는지 옆에서는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각형 아이들은 특정 그림이나 도표 등에 오랜 시간 집중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일이 많기 때문. 아이의 관심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다면 책을 읽을 때 눈빛이 어디에 머무는지 살펴보다가 그 부분에 대해 대화해보는 것이 좋다.

◇청각형= 소리에 민감한 유형이다. 유아기 때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청각형이다. '뒤뚱뒤뚱' '아장아장' '꿈틀꿈틀' 등 의성어 및 의태어를 들려주면 반응을 보이고 어른들이 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해 글을 깨친 후에도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작은 소리에 크게 놀라거나 감동을 받는 일이 많다면 청각형 아이로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에게는 '조용히 책읽기'를 강요하지 말고 소리를 활용해 책을 더 좋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유아들이 책을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할 때는 특정 소리를 재미있어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왕이면 구연동화를 하듯 생동감과 리듬감 있게 읽어주면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 나이가 되더라도 청각형 아이들은 부모가 책을 읽어주기를 원할 수 있다. 이 때는 나무라지 말고 책의 내용을 손으로 같이 짚어가며 읽어주기를 반복하면 차츰 시각적 정보에도 익숙해질 수 있다. 또 책을 읽은 뒤 그 내용을 친구 및 형제자매와 함께 역할극으로 해보도록 하면 책을 더 흥미롭게 여기고 내용을 더 잘 이해한다. 공부를 할 때도 소리내서 외우거나 친구들과 문제를 내고 답하는 방법이 효과가 높다. 또 공부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듯이 설명해보도록 하면 머릿 속에 더 잘 정리할 수 있다.

◇체감형= 손과 발의 촉각과 후각 미각 등을 동원해서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유형이다. 이런 아이들은 활동하는 것을 더 좋아해 책읽기에 흥미를 갖게 되기가 쉽지 않고 자칫 산만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체감형 아이들도 잘 유도하면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유아기 때는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동작 묘사가 많은 책을 선택해 읽게 하면 좋다. 아이가 읽으면서 몸으로 따라하려고 하면 적극적으로 독려해주고, 책장을 빨리 넘기려고 하기보다는 한 페이지를 충분히 탐색하면서 여러 표현을 해보도록 하면 좋다. 또 자꾸 질문을 하는 것은 아이의 표현을 방해해 좋지 않으므로 주제와 연관된 질문 한두 개로 압축시키는 편이 낫다.

혼자서는 책읽기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책 속의 동물이나 사물을 찰흙이나 색종이 등으로 만들어보게 하거나 박물관 미술관 농장 등 책에 나온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관심을 유도해볼 수도 있다.

최 정임 강사는 "청각 및 체감형 아이들도 자라면서는 차츰 시각형으로 수렴돼야 학습에 문제를 겪지 않는다"면서 "어려서 개성에 맞는 독서를 충분히 해본 아이들은 그 때의 감각을 기억했다가 연상하는 '전이'가 쉽게 이뤄져 그만큼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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