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5일 수요일

“내 죽음을 103세 노모에게 알리지 마세요”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032401072732060002&w=nv

中 전인대 부위원장 셰페이, 99년 죽기전 간곡 유언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

▲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리춘 할머니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광저우르바오 사진

노모가 상심할까봐 자신의 죽음을 비밀에 부쳐달라고 부탁한 막내아들, 그리고 10년이나 아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다 그리움 속에서 죽어간 113세의 노모. 이 두 사람의 사연이 중국인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들은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지난 17일 숨진 리춘(李春) 할머니와 10년 전 사망한 그의 아들 셰페이(謝非). 지역에서 발행되는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는 23일 “리 할머니 가족의 삶은 장수의 비결뿐 아니라 아름다운 거짓말을 남겼다는 점에서 많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896년 3월 17일생인 리 할머니의 가족들은 지난 1999년 막내아들 셰가 숨지자 이 사실을 10년이나 비밀에 부쳤다. 아들의 죽음에 마음 아파할 어머니를 생각해 셰가 죽기 전에 남긴 유언에 따른 것이다. 광둥성 당서기라는 고위직에 있었던 셰는 숨지기 한 해 전인 1998년 3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수도인 베이징(北京)으로 옮겨 근무하다 1년만에 백혈병이 악화해 67세를 일기로 숨졌다.
셰는 숨지기 직전 103세의 고령인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자신이 죽더라도 어머니한테는 알리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이후 가족들은 “왜 셰가 집에 오지 않느냐”는 리 할머니의 물음에 “바빠서” 혹은 “몸이 좀 안좋아서” 등으로 거짓말을 했다. 2001년에 막내며느리마저 숨지자 리 할머니는 “막내는 물론 며느리도 안온다”고 섭섭해했지만 가족들은 셰의 죽음을 알릴 수 없었다.
가족들은 막내가 살아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해 명절만 되면 리 할머니에게 선물을 보내 셰가 보낸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리 할머니는 임종 직전에는 “뭐가 그리 바빠서 10년이나 오지 못할 정도냐”며 섭섭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중국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리 할머니는 90세까지 밥과 설거지 등 가사를 도맡아 했고 채소를 사기 위해 야채시장에서 줄을 서는 것도 즐겼다. 그는 매일 가족들에게 신문을 읽어 달라고 부탁했으며 노년에는 10시간씩 잠을 자고 매일 차와 토속주 한컵씩을 마시면서 무병장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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