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8일 목요일

유괴에 대처하는 생활 지침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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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연일 발생하는 유괴와 성폭력 관련 뉴스를 보고 있으면 이 세상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 같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설마 우리에게 일어날 줄이야”라며 개탄하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하는 일. 아이에게 그저 “조심해”라고 말하기보다 똑똑하고 당차게 대처할 수 있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보자.

유괴에 대처하는 생활 지침 3단계
1 상식편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몇 달 전, 아동 범죄를 주제로 방영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본 엄마들은 혀를 내둘렀다.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아이들은 아동 범죄 가해자 역할을 한 낯선 사람의 말에 속아 그의 요구에 기꺼이 응하고 그를 따라가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 방송에서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가해자’에 대한 아이의 의식을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보통 아이에게 “낯선 사람을 조심해라”라고 가르치지만 아이의 머릿속에 ‘낯선 사람’이란 ‘우락부락하고 험상궂게 생긴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낯선 사람’은 이런 ‘도깨비’가 아니다.
오히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범죄자의 인상 중엔 순하고 친절하며 호감형 얼굴도 많았고 실제 범죄는 ‘낯선 사람’이 아니라 한동네에 살면서 인사를 나누던 ‘알고 있는 사람’이 범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아이에게 “낯선 사람을 조심해라”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행동 요령을 대화를 통해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순된 교육을 짚어보아야 할 때
우리나라의 교육은 근본적으로 ‘착한 아이’를 길러내는 데 중점을 둔다. 예의 바르고 공손하며 어려운 사람을 잘 도와주고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요구한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아이는 대부분 길을 가다가 낯선 사람이 도움을 청하면 쉽게 외면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과 아이의 마음이야말로 범죄자가 노리는 부분이다. 착하고 순수한 아이의 동정심을 유발하거나 아이에게 우호적인 인물로 보이기 위해 그들은 머리를 쓴다. 흔히 여자아이에게 “너 참 예쁘다”며 친근감을 표현하거나 환자인 척 절뚝거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아이가 관심 갖는 애완동물이나 선물, 장난감이나 게임을 이용해서 유혹한다.
또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가장해 도움을 요청하거나 아이의 이름을 미리 알아두어 친숙하게 부르는 경우가 흔히 범죄자가 아이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낯선 사람은 경계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이 험한 세상에서는 모순된 교육이다. ‘낯선 사람’이 곧 ‘주변 사람’일 수 있고 그 사람이 도움을 청하면 순수한 아이는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사람들을 도와주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까? 아이에게는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방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 보통 ‘낯선 어른(도깨비처럼 생긴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어른)’은 어린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임을 알려주고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저는 어려서 도와드릴 수 없어요”, “어른을 불러올게요”라며 일단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고 차에 타라고 하는 등 어른이 있는 쪽으로 오라고 할 때는 안 된다며 거절해야 한다는 것도 가르친다.

내가 아이를 피해자로 키운다?
아이가 범죄자의 유혹에 넘어가 피해자가 되는 것은 세상이 험악하고 비정상적인 사람이 늘어나며 아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자의 전략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 천진난만한 아이를 유혹하는 이들은 강제적인 방법으로 아이의 반항을 유도하기보다는 달콤한 말과 대화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아이가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한다. 그런 상대에게 넘어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 또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대상을 만나 반가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아동 대상 범죄 유형을 보면 놀이터 등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 집 열쇠를 목에 걸고 혼자 집에 가는 아이가 피해자가 된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로 소아 기호증, 즉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성적 상상으로 유희를 얻는 환자가 미국의 한 아동 안전 전문가에게 보낸 편지에는 “부모가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지 않고 아이가 하는 말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아이의 행동을 충분히 칭찬해주지 않을 때 그 부모는 아이를 나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아이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 가정이 자신의 가장 든든한 울타리임을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면 낯선 사람의 따뜻한 호의와 관심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2 예방편

유괴를 예방하는 부모 수칙
● 비상시를 대비해 아이의 친구나 그 가족, 주변 사람들을 미리 알아둔다.
● 아이의 유치원 가방 등 눈에 쉽게 띄는 곳에는 아이의 이름이나 주소, 전화번호를 적지 않는다. 아이의 물건을 구분하기 위한 표기는 옷 안쪽이나 신발 안, 가방 안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해둘 것.
● 부모의 허락 없이는 낯선 차나 아는 사람의 차라도 가까이 다가가거나 타지 않도록 교육한다.
● 차 안이나 유모차, 공중 화장실 등에서 아이를 혼자 놔두지 않는다.
● 누군가 억지로 데려가려고 할 때 “안 돼요! 싫어요!”라고 큰 소리로 외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그리고 밝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뛰어가 도움을 청하라고 가르친다.
● 놀이터에서 혼자 놀지 않도록 하고 항상 친구들과 어울려 밝은 곳에서 놀게 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보호자가 항상 함께한다.
● 집에 혼자 있을 때 누군가 찾아오면 ‘쉿!’ 하고 모르는 척한다. 모르는 사람이 전화를 걸면 집에 혼자 있다고 말하지 않도록 시킨다.
● 친구가 낯선 사람에게 끌려가면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하도록 한다.
● 하루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적극적 방법으로 유괴를 예방하는 법
유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으로는 상황극이 최고다. 실제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친근한 가족만 있어서 낯선 사람에 대한 설정이 어려울 수 있지만 아이에게 말로 설명할 때도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며 설명해야 한다. 또 각종 기관에서 제공하는 유괴 예방 상황극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고 최근에 등장한 유괴 예방 뮤지컬도 참관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상황 설정은 유괴 대처 능력이 습관이 되는 데 도움을 준다. 보건복지가족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인 어린이재단에서 교육하는 유괴 상황 몇 가지와 그에 대한 아이 교육 지침을 알아보자.

상황 1
낯선 아저씨가 선물을 주면서 자동차에는 더 많다며 같이 가자고 해요.
아이 교육 지침 “전혀 모르는 사람은 물론, 얼굴을 조금 알거나 몇 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사람이 ‘갖고 싶은 것을 주겠다’고 말해도 ‘필요 없다’며 거절하고 절대 따라가지 말아야 해요. 또 자동차 옆에는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마세요! 길가나 주차장에서 자동차에 탄 사람이 이름을 부르거나, 부모님 친구라고 해도 절대로 다가가지 않도록 해요. 자동차에 태우려고 잡아끌 때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면서 달아나야 해요.”

상황 2
혼자 집에 있을 때 누가 찾아와서 문을 열어달래요.
아이 교육 지침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갈 때는 열쇠를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사방을 살핀 다음에 큰 소리로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면서 들어가요. 또 혼자 집에 있을 때는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집 안에 들어오게 하지 마요. 물건을 배달하러 온 사람이라고 해도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 돼요. 혼자 집에 있을 때는 인터폰을 받지 말고 ‘쉿!’ 하고 조용히 집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해야 해요.”

상황 3
동네 아저씨가 돈을 주면서 맛있는 것을 사 먹으라고 해요. 그런데 부모님께는 비밀이래요.
아이 교육 지침 “부모님께 비밀이라고 하면서 돈을 주는 것은 무슨 일을 숨기거나 나쁜 일을 할 때 하는 행동이에요. 매일 보는 동네 아저씨라고 해도 돈이나 물건을 줄 때는 ‘부모님께 여쭤봐야 해요’라고 말한 후 받지 않고 집에 돌아가서 ‘오늘 이런 일이 있었어요’ 하고 반드시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해요.”

3 실전편

유괴가 일어났을 때 부모 대처법
● 즉시 경찰에 신고한다.
●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오기 전까지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다. 아이가 집 안에서 납치 또는 실종되었을 경우 아직 증거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 아이 옷, 이불, 소지품, 컴퓨터, 혹은 쓰레기통까지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둔다.
●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의 성명, 직위, 연락처 등을 알아둔다.
● 경찰관에게 관련 정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모든 증거물을 경찰관에게 제출한다.
● 아이가 실종이나 납치 당시 입은 옷과 갖고 있던 소지품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아이 이름, 생년월일, 신체 특징, 키, 몸무게, 독특한 버릇, 병력 등은 아이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이를 잘 알아볼 수 있는 최근 사진도 경찰관에게 보여준다.
● 아이의 행방을 아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주위 사람, 친척, 친구들의 명단을 작성한다. 이때 전화번호와 주소 등도 적는다. 최근 주위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있거나, 가족 구성원에 변동이 있거나, 아이에게 유난히 관심을 많이 보인 사람이 있다면 그런 정보도 모두 알려준다.
● 아이가 최근에 찍은 컬러사진을 미리 찾아둔다. 이 사진을 추가로 인화해 경찰관, 언론 기관, 관련 단체 등에 나누어준다.
● 경찰관에게 아이를 어떤 식으로 찾는지 알려달라고 한다. 수색을 하거나 경찰견을 동원하는지도 물어본다.
● 유괴범에게 전화가 올 것에 대비해 전화기 앞에 한 사람을 대기시킨다. 노트나 메모지를 준비해 전화가 걸려오면 걸려온 날짜, 시각, 통화 시간, 통화 내용, 기타 사항 등을 적는다.
● 부모도 노트나 메모지를 항상 휴대하면서 아이의 실종과 관련한 정보가 떠오를 때마다 적는다.
● 부모 자신과 다른 가족의 건강을 살핀다. 부모가 건강해야 아이도 찾을 수 있다. 충분히 쉬고, 잘 챙겨 먹고,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을 구한다.

유괴당했을 때 아이의 행동 지침(평소 교육할 내용)
● 격리된 공간에 유괴범과 단둘이 있을 때는 가급적 울지 말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들어야 한다.
● 고개를 숙이고, 유괴범의 얼굴을 가급적 보지 말아야 한다.
● 음식을 주면 먹기 싫더라도 꼭 먹어야 한다.
● 묻는 말에 대답을 잘하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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