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8일 금요일

[펌] “앞으론 흰 곰팡이 좀 쳐다보라”


메주 쑬 때 나오는 파란 곰팡이는 흰 곰팡이에게 져
미생물학 연구할 때 ‘곰팡이 관계’ 읽어내면 좋을 것


00383813801_20110216.JPG» 한겨레 자료사진.15년 전 일이다. 콩을 사서 메주를 쑤려고 콩을 사려니 강원도에 콩이 없어 전라도에 가서 사왔다. 그 때 내 생각이 목화 농사 없어지고 밀 농사 없어지고 이제 콩 농사 마저 없어지는구나 싶었다. 우리 마을 콩이라도 살려보자는 뜻으로 제초제를 안 치고 농사를 지으면 다 산다고 했다. 그랬더니 133가마가 생산되었다. 과잉생산 탓에 두부도 해서 팔아보고 청국장도 띄워보고 아무리 해봐도 콩은 줄지 않았다. 하는 수 없어 메주를 쑤기로 했다. 메주 쑤어 팔다보니 공장 허가를 얻어야 했다. 그 때 광주에서 사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운명노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의 말이 메주가 흰 곰팡이, 노란 곰팡이, 파란 곰팡이, 까만 곰팡이 네 가지로 분류하는데 흰 곰팡이와 노란 곰팡이는 좋은 곰팡이이고, 파란 곰팡이는 좋지 않으나 흰 곰팡이와 합하면 흰 곰팡이가 이긴다고 한다. 그리고 까만 곰팡이는 곰팡이라기보다는 썩은 것이란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그 친구는 죽었다. 

1800년대에 페니실린이라는 의약품이 나왔는데 그 당시 페니실린으로 인류의 병을 못 고친 병 없이 다 고쳐냈다. 외과, 내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나 인질과 매독, 성병까지 다 고쳐냈다. 이 좋은 약품이 파란 곰팡이 추출물이다. 그렇다면 1900년대 질병은 노란 곰팡이로 고쳐내야 했고, 2000년대 병들은 흰 곰팡이 균으로 고치면 되는 것이다.

내가 주로 강의에 나가게 된 대학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미생물학과 학장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나서 “이제는 흰 곰팡이 좀 쳐다보고 연구해 보아라. 이 멍청한 녀석들이 지금까지도 파란 곰팡이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더니 “우리는 지금까지도 파란 곰팡이를 보고 연구하고 있어요”라고 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곰팡이 균이란 주로 공기에서 발생한 호기성 곰팡이를 말한다. 이러한 곰팡이 균이 물 속에서 발효한 균을 효모라고 하겠다. 같은 습기라도 염분을 넣어 침전시켜 발표한 균들이 된장, 간장, 고추장, 젓갈, 김치라 하겠다.

또 우리가 먹을 수는 없어도 우리 선조들이 주로 이용해왔던 발효균이 있었는데 그 중에 구정물을 들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흰옷을 입고 살아왔다. 그 흰 옷을 빨아 입을 때 잿물을 사용했다. 평야지에서는 볏짚을 태워서 시루에 바쳐내려 만들고 볏짚이 귀한 산간 지역에서는 콩대를 태워서 썼다. 볏짚보다는 콩대 잿물로 빨래를 하면 때가 더 잘 지고 메밀짚으로 하면 찌든 때가 가장 잘 빠진다. 

이렇게 잿물로 빨래를 해오다 일제 때 화공 양품인 가성소다가 들어왔다. 이 약품으로 빨래를 해보니 너무나 때가 빨리 진다. 그러나 학명이나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또 우리말로 번역한 이름을 지어 붙여야 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것이든 서양에서 들어오면 ‘양’자를 붙였다. 서양에서 들어온 담배는 양담배, 술은 양주, 옷은 양복이나 양장, 신은 양화, 집은 양옥, 제사 지내는 그릇은 양제기, 그 외에도 양동이, 양푼, 양기와, 양철, 양배추, 양파, 양약, 양의 등으로 ‘양’자를 붙여 불렀다. 서양에서 들어온 잿물은 양잿물이다.
이 양잿물은 독극물이다. 손에 직접 묻으면 손톱이 오그라지고 살갗이 헐고 피가 난다. 먹으면 죽는다. 어릴 적에 어머니나 할머니께서 빨래를 하실 때 보면 재나 구정물 바가지를 곁에 두고 구정물에 손을 적셔 가시면서 양잿물을 만지셨다. 그렇게 만지면서 하면 손을 보호할 수 있다. 즉, 양잿물이 구정물에 닿으면 독성이 없어지고 중화가 되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구정물이 뭔지 잘 모르겠으나 옛날 시골집에서는 꼭 필요한 천하면서도 귀한 것이었다. 쌀 씻은 물, 음식 먹고 남은 잔밥과 채소를 다듬고 난 찌꺼기 등을 항아리에 모아두면 발효가 되어 신 냄새가 난다. 그 물을 구정물이라고 하는데 주로 돼지나 소먹이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효소다. 곡식, 채소, 생선 등의 종합 효소다. 이 구정물이 양잿물 독을 해독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세제를 합성세제와 연성세제로 구별할 수 있다. 원료를 석유에서 뽑아내 만든 세제를 합성세제라고 하고 양잿물로 만든 세제는 연성세제라고 한다. 엄연히 말하자면 양잿물로 만든 세제도 합성세제이고 잿물이 연성세제이지만 세탁비누나 세숫비누같이 양잿물로 만든 세제를 편의상 연성세제라 한다. 양잿물로 만든 세제는 시궁창이나 설거지통의 음식물 찌꺼기를 받치는 통을 지나면 중화되고 해독이 된다. 그 곳에 있는 구정물 성분을 만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세제를 모두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쓰지 말고 양잿물로 만든다면 우리나라의 수질오염의 80%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학자들과 사업가들과 정치인들이 힘을 합하여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이런 일들은 기어이 해야 하는 일이다. 

하루 세끼를 먹고 사는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흰 곰팡이를 음식으로 해서 먹고 살면 되는 것이다. 곡식을 숙성·발효시킨 것이 술이다. 쌀이나 밀을 발효시키면 막걸리이고 수수를 발효시키면 고량주다. 술을 오래 두면 식초가 된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는 술을 마시지 말자고 가결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이 더운 나라에 사시면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셨는데 우리나라 불교도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있다. 과일을 발효시킨 것 역시 술이다. 한국 기독교에서는 과일을 발효시킨 것은 먹을 수 없으나 포도를 발효시킨 것은 먹어도 된다. 여기에 채소, 즉 산야초로 발효시킨 것을 빠뜨렸다. 그러기에 술은 먹을 수 없는 종교인들이 산야초를 발효시킨 효소를 선호한다. 자주 나는 병을 위해 술을 조금씩 먹어야 할 종교인들은 다른 사람 몰래 먹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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