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서 TV 치워보세요… 집안에 웃음꽃이 핍니다”

“거실서 TV 치워보세요… 집안에 웃음꽃이 핍니다”

[동아일보 2007-01-26 04:57]


[동아일보]

지난해 봄 김은미(39·경기 파주시 교하읍) 씨는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거실에 있던 TV를 안방으로 옮겼다.

남편 최원주(39) 씨는 “거실 소파에 누워 TV 보는 재미를 하루아침에 잃기는 싫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딸 서윤(6) 양이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아빠에게 책을 읽어 달라는 주문이 쏟아지면서 거실에서는 아빠와 딸이 만드는 웃음꽃이 피었고 그는 딸이 잠든 후에만 잠깐 TV를 본다.

최 씨 서재에 있던 대형 책꽂이를 거실로 꺼내 와 아이와 아빠의 책이 한자리에 놓였다. TV가 거실을 차지하던 때였다면 TV는 혼자 떠들고, 딸과 아빠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각자 시간을 보냈겠지만 이제 둘은 만나면 거실에 앉아 함께 독서하거나 보드게임을 즐긴다.

이 가정이 독서가족으로 자리 잡은 것을 본 이웃의 세 가정도 거실의 TV를 안방으로 옮겨 책을 통해 아빠와 자녀의 친밀도를 높였다.

그중 한 가정인 변순미(39·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씨는 남편의 협조로 지난해 8월 TV를 안방으로 옮겼다. 각각 열 살과 여덟 살인 남매는 자연스럽게 거실 책꽂이의 책과 만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변 씨는 하루에 만화 프로그램 하나만 시청하도록 허용했고 아이들도 잘 지켰다.

그의 이웃인 송은경(37) 씨는 변 씨 가정의 성공 사례를 보고 지난해 가을 TV를 안방으로 옮겼다. ‘TV의 안방행’ 이후 아이들이 TV 대신 늘 책을 끼고 지내며 남편은 틈나는 대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처럼 다른 가정의 성공 사례에 고무돼 거실의 중심을 TV에서 책꽂이로 바꾸는 가정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논술교육 열풍도 한몫했다.

TV안보기 시민운동 대표인 서영숙(가정아동복지학부) 숙명여대 교수는 “TV를 아예 없애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무분별한 시청 습관을 막고 TV를 끼고 살던 아빠를 아이 친구로 만드는 등 실생활에서 좋은 효과를 거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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