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9일 금요일

아직도 직장동료와 고민을 나누세요?…직장생활 ‘게임의 법칙’

아직도 직장동료와 고민을 나누세요?…직장생활 ‘게임의 법칙’
[쿠키뉴스 2007-02-09 10:28]

[쿠키 사회] 다음 중 당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항목은?

▲ 능력과 실적이 뛰어나면 자연스럽게 승진되고 연봉도 올라갈 것이다.▲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은 이메일로 전하는 게 편하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회사 동료나 인력개발 담당자와 상의한다.▲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원을 정리해고한다.▲ 내가 맡은 업무는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회사와 상사는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를 원한다.▲ 노동법은 부당해고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준다.▲ 직장에서 말하지 못했던 불만은 회식 자리에서 꺼내는 게 좋다.▲ 내가 옳다면 회사는 상사보다 내 편을 들어줄 것이다.

하 나 이상 체크했다면, 당신의 직장 생활은 위험할 수 있다. 미국 대기업에서 인사관리 전략을 담당했던 작가 신시아 샤피로가 '회사가 직원에게 알려주지 않는 은밀한 비밀'을 폭로한다며 책을 펴냈다. 미국에서 출판돼 '직장인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조직의 비밀(Corporate Confidential)'이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신시아 샤피로/공혜진 옮김/도서출판 서돌)이란 제목으로 번역됐다.

책 에는 선뜻 믿기 힘든 내용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대부분의 회사가 어떤 직원을 승진시키는지, 어떻게 제 발로 걸어나가게 하는지 나는 안다”면서 “매일 수많은 직장인이 회사의 숨은 규범을 알지 못해 주요 업무에서 밀려나거나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정리해고 당한다”고 했다. 또 ‘무한 경쟁’에 가까운 직장 생활에서 승자가 되는 ‘게임의 법칙’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해고에 관한 진실

구 조조정 대상이 된 걸 모른 채 출근해 느닷없이 해고 통지서를 받는 직장인들. “형편이 안좋아 어쩔 수 없다”거나 “회사 방침상 해당 부서가 없어진다”는 설명은 절대 진실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오히려 회사는 ‘블랙리스트’로 찍힌 직원을 어떻게 법망을 피해 제거할 수 있을지 궁리한다. 낮은 인사고과를 줘 합법적으로 해고하거나 스스로 걸어 나가도록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회 사가 대외 홍보용으로 내세우는 가치를 믿었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미국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은 몇해 전 ‘일과 삶을 조화시키는 캠페인’을 벌여 일주일에 50시간만 일하도록 권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칼퇴근’한 직원은 형편없이 낮은 인사고과를 받고 승진에서 낙오된 반면 늦게까지 일한 직원은 신임을 얻었다. 저자는 “회사가 이런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는 오직 대외적 이미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직장 생활에서 알아야할 ‘보이지 않는’ 금기사항

자 판기 앞에서 동료와 나눈 대화 한 마디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메일 한 통 때문에 요주의 인물로 찍힐 수도 있다. 회사에는 ‘보이지 않는’ 금기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고 행동했다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일이 꼬이기 일쑤다. 심지어 “덫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피해가는지 아는 직원은 능력이 뛰어난 직원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나 이는 승진이나 연봉은 물론 정리해고 대상자를 정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것은 실제 나이가 아니라 ‘몇 살처럼 행동하는가’다. 어린 직원은 신선한 아이디어나 열정을 쏟아내 능력을 증명하는 것보다는 회사와 상사를 존중한다는 믿음을 주는 게 먼저다. 나이가 많은 직원이 “내가 젊었을 때는” “요즘 노래는 통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회 사 정책이나 상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평소 회사 방침을 100% 지지하는 태도를 보여 신뢰를 쌓고 문제가 생기면 개인적으로 말해야 한다. 저자는 “회사가 당신에게서 원하는 것은 오직 긍정적 지지 하나 뿐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이 책은 상사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직원이 회사에서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상사의 평가에 달렸다는 말이다. 저자는 “회사의 눈에는 상사의 눈에 비친 당신이 전부”라고 강조한다. 상사가 바뀌더라도 부하직원에게 내린 평가는 영원히 따라다니고, 상사와 마찰을 빚었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무조건 아랫사람 잘못이라는 거다.

회 사는 직원이 너무 똑똑한 체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에 존경심을 보이는 게 먼저고, 자진해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건 피해야 한다. 상사가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면 바로 입을 다무는 게 좋고, 좋은 일은 반드시 상사의 공으로 돌려야 한다.

직장에서는 친구를 사귈 때에도 머리를 잘 굴려야 한다. 회사일을 즐기고 일도 잘 하던 비키는 회사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자주 내는 샐리와 친하게 지내다가 함께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동료가 사생활을 폭로하면서 크게 망신을 당하는 일도 있다. 직장에서는 모든 일이 급격하게 바뀌기 때문에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다.

저 자는 “직장에서 가장 높이 승진하는 사람은 대부분 모든 직원들과 잘 어울리지만 특정 그룹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특히 직장 동료에게 이혼이나 건강 상태, 경제적 어려움 등을 토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겉으로는 걱정해 주는 척해도 중요한 업무에서 제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직장 생활에 관한 통념 몇 가지

인사고과는 업무 실적에 따라 달라질까? 이 책에 따르면 절대 아니다.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보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좋은 인사고과를 받으려면 업무 실적보다 상사의 시각을 관리하는 게 더 유용하다.

병가나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라기 보다는 자칫 동료보다 뒤처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회사에 청구하는 비용청구서는 직원의 충성도를 재는 비밀 척도로 사용될 수 있기에 언제나 회사 돈을 자기 돈처럼 아껴야 한다.

외 모도 중요하다. 저자는 “당신의 외모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타낸다”면서 화려한 복장을 자제하고 보수적인 옷차림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적인 공간인 책상도 직원의 생각을 말해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너무 지저분한 책상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칠칠치 못한 사람에게 맡길 수 없지”라는 인상을 주고, 아무것도 없이 지나치게 깨끗한 책상은 “회사일에 애정이 없는 모양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있으나 마나한 직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직원으로

그 렇다면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이 되는 비결은 뭘까. 그저 ‘일벌’에 그쳐서도 안되고 존재감 없는 직원이 돼서도 안된다. 직원은 회사의 신임을 얻기 위해 ‘충성 서약’을 해야하는데,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헌신적으로 맡거나 새로운 업무나 프로젝트에 자원하는 게 한 방법이다. 회사에서 직원을 인정해주는 네 가지 능력은 업무 유연성, 영업 능력, 대중 스피치 능력, 목표 성취 능력이다.

회 사에서 승승장구 한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회사 내 동맹군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면 아무에게도 존경받지 못한다. 부하직원과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부하직원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려 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직장 생활에 숨겨진 규범 50가지를 소개한 다음 마지막으로 “모든 일이 잘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출근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준비하라”고 말한다. 또 “수많은 사람이 뒤늦게 깨닫는 진실은, 조직은 위에서 바꿀 수 있을 뿐이며 밑에서는 절대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이라며 “게임 플레이에 능한 사람만이 최고 자리에 오르는 악순환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게임의 룰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 자가 말하는 직장 문화가 너무 야박한가. 그렇다면 높은 자리에 오를 때까지 절치부심한 뒤 권력을 손에 쥐었을 때 초심을 잃지 않고 바꾸면 된다. 보통은 그렇게 안돼 문제지만.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지은 기자 her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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