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 어떻게 화려한 무늬를 갖게 됐나



생물학의 통섭 '이보디보'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약칭해서 이보디보(Evo Devo)라고 부르는 이 학문은 유전학과 생리학, 진화학, 생물정보학 등 생물과 관련된 모든 학문 분야를 하나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보디보 분야의 개척자로 위스콘신 대학의 생물학 교수인 션 B. 캐럴은 저서 '이보디보-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지호)에서 생명의 발생과 진화를 함께 생각하는 생물학의 통섭(通涉)을 강조하며 이보디보를 통해 다양한 생물학적 현상을 설명한다.

그 중 하나가 수만 종류의 다양한 나비 날개 무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답이다. 책에 따르면 여기에는 날개 인편, 착색, 기하학적 무늬 체계의 발명 등 최소한 세 가지 발명이 기여했다.

인편이란 나비 날개를 손으로 만졌을 때 묻어나는 먼지 같은 가루다. 각 인편은 한 가지 색깔만 띤다. 기하학적 무늬는 발생 중에 무늬를 조직해내는 신호전달 경로가 발명된 결과다.

나비는 진화 과정에서 온갖 형태의 무늬들을 탄생시켰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날개무늬의 유전적 조절 체계가 다른 신체기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채 쉽게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책은 이 밖에도 이보디보를 통해 캄브리아기에 어떻게 한꺼번에 다양한 종들이 탄생했는지, 어떻게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육상동물의 다리와 발가락 그리고 날개가 됐는지 등을 설명한다.

책은 또 모든 동물의 유전자가 매우 닮았다는 사실도 말해준다. 거의 똑같은 유전자가 인간, 생쥐, 파리, 침팬지에 상관없이 비슷한 일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리의 눈 발생을 담당하는 '아이리스 유전자'를 생쥐의 배아에 삽입하면 정상적인 생쥐의 눈이 발생한다.

저자는 결국 진화란 이들 유전자의 사용방식이 변하면서 일어난다며 "진화는 오래된 유전자에 새로운 기교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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